p31. 나는 지금 주식투자를 해 놓고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이 세계를 경영하겠다던 대기업을 비롯해 크고 작은 상장기업들이 부도를 맞았다.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지만 좋은 기업이라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은 독이다.
p35.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난세는 고통을 수반하지만 그만큼 기회가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위기는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며 다가온다. 지나고 나서야 극복될 위기였음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그것이 기회였음도 명백하게 알게 된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기회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다음이다.
p43. 내가 생각하는 주식투자의 정의는 매매의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영역이다. 편의상 '00회사의 주식을 샀다'라고 표현하지만 '00회사의 주인이 되었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주식투자를 단순히 유가증권의 매매라고 보지 않는다. 내가 사업을 한다는, 동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투자를 한다. 어떤 기업의 주식을 샀다는 것은 그 사업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p44. 주식시장에는 실패의 공식이 있다. 공포와 탐욕에 의한 섣부른 매매, 정보 매매, 뇌동 매매, 급등주나 테마주 편승 등이 그것이다. '주식투자=자기 사업'이라는 등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으면 실패의 공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p53. 기업의 성장주기에 따라 투자하고 기업과 동행하면 하루하루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일이 없다. 기업의 성장과정과 세상의 흐름을 보는 큰 안목을 가진 자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때의 피로도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벼울 것이다. 만약 독자께서 일정액을 주식에 투자해 풍요로운 노후를 누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하자.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 또한 여러분의 행복에 기여해야 한다. 매일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피곤한 일상을 짧게는 10년, 길게는 수십년 반복하는 투자는 행복이라는 목적에 맞지 않다.
p59. '달리는 말'은 다시 만나기 힘든 기회처럼 보인다. 꼭 잡고 싶지만 내 몫이 아닌 기회는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아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같은 기회라 해도 내가 알지 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
p73.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무기로 싸워야 할까. 기관, 외국 자본에 비해 개인이 유리한 점은 무엇일까. 나는 자유로움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은 자기 기준에 들지 않는 기업을 찾을 때까지는 몇년이고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기관은 다르다. 언제나, 어디엔가는 투자를 하고 있어야 한다. 개인의 가장 큰 무기는 시간이다. 기관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매년 지수 상승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그러나 개인은 실제 매출이나 수익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내부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
그리고 정보력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 직업과 관련된 업종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기관투자가의 정보력도 만만치 않지만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는 업계 동향이라면 정보력에서 우위에 설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싸움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그 해답은 주가의 본질에서 찾을 수 있다. 주식은 기업에 대한 지분이며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p75. 주식투자의 수익은 나의 투자금, 기업 구성원들의 노력,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다.
어쩌면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내 이웃의 투자자, 기관, 외국자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노력 이상의 돈을 벌겠다는 탐욕, 주가가 하락할 때의 공포 등이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이다. 긴 안목과 우리 경제에 대한 믿음이 주는 담대함이 주식투자가가 갖춰야 할 첫 번 째 덕목이다.
p78. 마지막으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느긋하게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다. 단기자금으로 투자하면 여유를 가질 수 없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치인데도 상당수 투자자들은 단기투자에 급급해 판단을 흐리거나 욕심을 과하게 부려 쓴맛을 보곤 한다.
주식투자는 가능한 여유자금으로, 또 중장기적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업의 경영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량한 기업 중에는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들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이밖에 경영자의 능력과 회사에 대한 애정, 의지, 비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수익률 배가의 지름길이다.
주식투자는 사업이다. 대리경영을 통해 사업을 한다는 자세로 투자회사를 선정하고 해당 기업과 꾸준히 소통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p93. 독자께서도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수익이 난 이후의 투자 패턴에 대해 한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수익이 나면 원금은 최대한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한다.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이 기준이다. 그리고 수익이 난 부분은 성장주에 투자했다. 그것이 내가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잇었던 '누구나 알고 있는 비결'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p150. 가치 있는 정보는 늘 미래를 가리킨다. 그리고 미래는 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잇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가 가능하다. 이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바꾸려면 유용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그 정보들의 흐름을 파악한뒤 결론이 나왔을 때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배짱이 필요하다.
p151. 동업의 기준으로 판단하라
주식투자를 매매의 영역에서 투자의 영역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투자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동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주식투자를 동업으로 생각하면 매매라고 보는데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p213. 앞으로 상당 기간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의 재정위기와 이로 인한 중국의 저성장 국면 등 해외 경제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나 역시 이에 동의한다. 앞으로는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저금리 정책이 이어질 것이다.
이럴 때는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유리하다. 알찬 기업, 알찰 기업에 투자한 후 기업과 소통하면서 숙성될 떄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 현행 금리의 두배 이상의 수익률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 다만 욕심을 줄여야 한다.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절대로 기다릴 수 없다.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먼 산을 바라보듯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를 바란다. 하루하루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담대하게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p225.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8가지 질문
1. 업종의 전망이 밝은가
'이 업종은 향후 5년 동안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질문이다. 제 아무리 경영을 잘하고 기술이 좋아도 업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면 투자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업종의 전망을 잘 알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해당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누누이 개인투자자들은 자기 업종에서 투자할 기업을 찾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2. 사업 모델이 심플한가
같은 업종에 있더라도 돈을 버는 구조는 기업마다 다르다. 해당 기업이 업종 내에서 어떤 구조로 돈을 버는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심플' 즉 단순함이란 투자자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3. 재무구조는 안정적이고 심플한가
일반적으로 부채의 증가, 재고 자산의 증가 등이 있다면 자세히 봐야 한다. 부채의 증가가 사업 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설비 구축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의 타당성을 따져봐야겠지만 장사를 못해서 그런 거라면 적신호다. 재고 자산의 증가도 매출의 증각가 기대될 때는 '풍부한 물량 확보'라고 부르지만 그렇지 않을 대는 흘러야 할 자금이 창고에서 잠을 자는 꼴이 된다.
재무구조가 심플하지 않다는 것은 BW, CB 등 자금 조달 관계가 복잡한 것을 뜻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채권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전환될 경우 주당순이익이 떨어지게 되니까 주식의 가치 역시 떨어진다.
4. 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해 왔는가
나는 모든 일에서 기본이 중요하고 거기에 답이 있다고 믿는데, 주식투자도 그렇다. 기업에 투자를 하고 그 기업이 낸 성과에 대해 배당을 받는 것이 주식의 기본 개념이다. 시세차익만 생각하다가는 투기의 세계로 빠져들기 쉽다.
배당은 기업이 투자자들과 성과를 나눌 만큼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니까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5. 성실 공시를 하는가
6.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경쟁력은 시장점유율을 보면 상당부분 드러난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일반적으로 1위 기업이 기술력도 좋고 자본력도 탄탄하다. 위기가 닥쳤을 때 버틸 수 있는 힘도 있고 투자 여력이 있어 향후 경쟁력 유지에도 유리하다. 경쟁력 있는 1위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7. 경영자는 누구인가
기업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하다. 죽어가는 기업을 살리기도 하고 잘나가던 기업을 망하게도 하는 사람이 경영자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되어 있는가
PER을 기준으로 경쟁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기업이 있다. 대부분 이런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소외되어 있어서 거래량도 적다. 수준 낮고 성급한 투자자는 '이 정도면 반값이다'라며 매수를 한다. 그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면 왜 이렇게 낮은지 그 이유를 찾아볼 것이다. 과거에 주가에 영향을 미친 어떤 사건이 있었다면, '역시 다 이유가 있어'라며 등을 돌린다. 여러분은 이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기업을 보셔야 한다.
소외되어 있는 이유를 발견했다면 그것이 합당한지를 파헤쳐봐야 한다. 치명적인 이유라면 당연히 소외되어 있게 내버려둬야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또 지금은 여전히 그 여파가 남아 잇지만 현재 추세로 봤을 때 2~3년 후에는 해소되는 이유일 수도 잇다. 이 사실을 발견한 사람이 많지 않다면 큰 기회를 잡은 것이다.
p254. 내가 생각하는 주식투자의 기본은 '내가 사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사는 것'이다. 주주로서 대리경영을 통해 그 사업을 하겠다는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농심투자'라고 부른다.
근면, 성실, 정성, 감사. 이런 마음이 없으면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할 기업을 정성을 다해 고르고, 성실한 마음으로 살펴보고(분석하고), 기업과 늘 소통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사업이나 경영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주면서 동행하는 것.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 갈무리하고 그 수확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농심투자의 핵심이고 내가 주식농부가 된 사연이다.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가치분석을 통한 장기투자다. 세상에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일어난다. 그러나 큰 흐름은 늘 상식의 원리로 움직인다. 주식시장도 상식의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주식투자 역시 '상식의 투자'가 되어야 한다. 모가 하루아침에 벼가 되지 않듯이, 어떤 종목이 하루아침에 대박을 안겨주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좋은 볍씨를 골라 정성을 다해 키우고, 수확하고, 결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농부의 상식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비상식의 세계에서 상식의 세계로 넘어오기를 바란다. 실패로 가는 급행열차에서 내려 황소를 끌고 가는 농부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두가 각자 걸어간 만큼의 수익을 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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